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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게시하는 몇개의 포스팅은 제가 아이패드 잡지 아이매거진에 기고했던 글을 편집해서 올립니다. 사실 이슈가 지나가버려 별 임팩트는 없습니다만 백업 차원으로 글을 올려둡니다.

이 글은 아이매거진에 기고했던 기사입니다.

아이맥의 모니터 얼룩현상은 동호회를 통해 천천히 공론화 되었다. 너무나 고가인 아이맥에서 이런 문제가 발생한다는 사실에 사용자들은 무척 분노했으나 보증기간에는 무상으로 패널을 교체해주었기 때문에 속이 상하더라도 대부분 좋게 해결되는 듯 했다. 하지만 올해  2월부터 애플이 돌연 정책을 바꿔 모니터 얼룩현상을 납득할 수 없는 소비자의 과실로 몰아 보증기간 이내에도 유상서비스 정책으로 전환하면서 문제가 벌어졌다. 애플이 액정 패널 교체에 최대 120만원의 수리비를 요구하자 사용자들의 분노는 높아져만갔고 이러한 애플의 횡포에 맞서 홀연히 총대를 맨 용자가 있었으니 바로 만화가 ‘야마꼬’다.


지난 3월 아이맥을 구입한 ‘야마꼬’는 불과 보름만에 모니터에 얼룩이 생기는 문제를 겪게 된다. AS를 신청하려 하자 애플에게서 애플케어를 구매하던지 제품을 들고 인천에서 서울까지 들고오라는 어처구니 없는 대답을 들었고, 이에 분노한 ‘야마꼬’는 애프터애플(http://cafe.naver.com/apple1818.cafe)이라는 까페를 개설하여 피해자를 모으기 시작했다. 극소수의 문제라던 애플측의 주장과는 달리 한달만에 150여명의 피해자가 모였고 이 중 피해구제신청을 한 3명은 일단 검사를 위해 기존 제품을 수거하고 새로운 맥을 제공받았다. 하지만 나머지 수백여명도 같이 구제받을 수 있을지는 더 진행되어야 확실해질 것이다.

아이맥 얼룩 이미지

필자의 아이맥. 이정도면 꽤 심한 얼룩이다.


2011년 뉴 아이맥은 알미늄 바디 아이맥의 3번째 라인업이다. 초기 모델부터 지금까지 총 3번의 제품이 나왔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같은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이는 분명히 설계의 결함으로 보인다. 더욱이 이것이 한국에서만 국지적으로 발생하는 문제라는 애플의 주장도 그다지 설득력이 없어 보인다. 구글에서 “iMac Spots Smudges Dust”와 같은 단어로 검색해보면 아이맥 얼룩에 관한 무수한 글들을 볼 수 있으며 심지어는 청소하는 방법까지 소개하는 포럼 게시물도 존재한다. http://forums.macrumors.com/showthread.php?p=11976152


애플은 전통적으로 하드웨어를 잘 만드는 회사 중 하나였다. 매끈한 디자인 뿐 아니라 제품의 반응성과 하드웨어의 안정성까지 CEO가 집요하게 파고든다. 최초의  Apple II를 전시할 때 스티브 잡스는 급하게 주문한 케이스가 완성도가 떨어지자 손수 사포로 문지르고 페인트칠을 다시 했다. 심지어 아무도 보지 않는 회로기판의 납땜까지 챙기는 집요함을 보였고 이러한 애플의 철학은 최근까지 비교적 잘 지켜지는 듯 했다. 아이폰4의 Dead Grip문제가 발생하기 전까지는...


애플은 아이폰의 Dead Grip문제에 대한 대응 역시 문제를 인정하고 해결책을 내놓기보다는 시종일관 변명으로 일관했다. 이후 이 문제가 전 세계의 문제로 발전하자 애플은 마지못해 악세사리를 무상제공했고 이미 많은 제품을 판매한 이후 설계를 일부 변경하여 해당문제를 일부 보완했다. 애플이 제품의 불량으로 인하여 방대한 양의 보상을 실시한 경우는 극히 이례적이다.


아이폰 4와 알미늄 바디 아이맥은 출시 당시부터 어느정도는 문제가 발생할 소지가 있었다. 신호간섭때문에 대부분의 핸드폰 메이커 업체들이 케이스의 대부분을 비전도성 물질(대부분 플라스틱)을 사용하는 반면 테두리 전체를 알미늄으로 두른 아이폰 4는 전파와 관련한 문제를 일으킬 소지가 다분해 보였고, 이전 모델에 비해 많이 얇아진 알미늄 바디 아이맥은 발열문제를 일으킬 소지가 있었다. 애플측에서는 모니터 얼룩문제를 먼지나 담배연기, 곤로의 매연으로 꼽고 있지만 애프터애플은 과열로 인한 문제를 지적하고 있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애플은 아마도 이러한 문제를 멋진 디자인을 위해 감수할 수 있는 위험요소로 간주했을 것이다. 이전까지는 디자인을 위해서 모든 것을 조정했지만 기능도 희생하지 않고 원하는 제품을 만드는 것이 가능했다.(물론 날밤새는 엔지니어들이 있기에 가능했던 일이다.) 디자인과 안정성 두마리 토끼를 잡는것을 주저하지 않았던 애플도 조만간 선택을 해야할 날이 올지도 모른다.


아직도 대한민국의 일부 공공기관은 마이크로소프트의 인터넷익스플로러가 아니면 접속이 되지 않는 사이트가 많이 있다. ActiveX의 문제가 아닌데도 웹표준을 지키지 않는 코드를 남발하는 웹사이트들과 ActiveX로 떡칠을 한 공공기관 사이트들이 창궐한 대한민국에서 애플의 PC는 마이너 중에서도 마이너였다. 그나마 애플이 Intel CPU로 갈아타고 이로 인해 Windows OS를 같이 설치할 수 있는 환경이 되면서 소비자의 선택지에라도 올라갔지만 아직도 Mac의 OS 점유율은 한자리를 맴돌고 있다. 이러한 환경에서 유독 한국에서만 많이 발생하고 있는 이 불량을 본사에 어필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다시 아이맥 얼룩으로 돌아가서, 일단 3명의 피해자의 맥을 수거해서 결함이  있는지 조사하기로 했다. 일단 애플이 한발 물러서면서 일단 집단소송이라는 최악의 사태는 피했다. 수거한 아이맥의 검사결과에 따라 부분적으로 구제를 받을 수 있을꺼라고 예상하고 있다. 하지만 문제는 이미 파악된 사용자만 해도 300명을 넘어섰다는 것이고 문제가 확인된다 해도 본사차원의 지원이 없다면 이정도 물량을 전량 교체해주는 것은 아마도 불가능할 것이라는 점이다. 아마도 애플코리아는 일부 수리를 제안할 것이고 대부분의 피해자들은 이를 수용하지 않을 것이다. 과연 이 문제가 서로 얼굴 붉히지 않고 끝날 수 있을까. 게임은 이제 막 시작되었을 뿐이다.

2011/10/03 15:44 2011/10/03 15:44